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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  황사평
[소개] [찾아가는길] [순교자] [제주교안] [순례길] [앨범사진] [자료실] [게시판]

간략설명 신축교안으로 희생된 순교자들의 안식처
지번주소 제주도 제주시 화북2동 5662-1 
도로주소 제주도 제주시 기와5길 117-22
전화번호 (064)721-0146
팩스번호 (064)756-5531
홈페이지 http://www.diocesecheju.org
전자메일 catholic-cheju@hanmail.net
관련기관 제주교구청    (064)751-0145
관련주소 제주도 제주시 관덕로8길 14

신앙의 땅: 제주교구 황사평성지 - 피 흘린 제주 선교의 역사 오롯이 묻혀 있어
작성자   주호식  쪽지 번  호   
작성일   2017-11-06 오후 8:47:04 조회수   64 추천수   2

[신앙의 땅] 제주교구 황사평성지 - 피 흘린 제주 선교의 역사 오롯이 묻혀 있어


- 순교자 묘역.


지난 9월23일, ‘은총의 길-이시돌길’이 열리면서 제주교구 6개 성지순례길 조성사업이 일단락되었다. 그동안 2012년 ‘빛의 길-김대건길’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3년 4월 ‘환희의 길-하논성당길’, 2014년 6월 ‘영광의 길-김기량길’, 2015년 11월 ‘고통의 길-정난주길’, 올해 6월17일 개장식을 가진 ‘화해의 길-신축화해길’ 등을 냄으로써 신앙의 땅 제주 섬을 상징하고 있다.

제주교구 다섯 번째 순례길인 ‘신축화해길’에는 신축교안의 역사는 물론 제주 4·3의 아픔, 유배지로서 옛 모습을 보여주는 화북포구와 조선시대 정조 때 굶주리는 제주백성을 구휼한 공로로 의녀반수에 오른 김만덕 등의 스토리텔링이 오롯이 녹아 있다. ‘황사평길’이라고 달리 부르기도 하는 이 순례길은 황사평성지를 출발하여 화북성당-화북포구와 화북진-곤을동-별도천-별도봉-김만덕묘-사라봉-제주성 동문터-산지천과 동문시장-관덕정과 제주목관아-향사당 등을 거쳐 중앙주교좌성당에 이르는 12.6km의 길이다.

- 성직자묘.


이러한 순례길의 출발점이 황사평성지이다. 제주선교 역사를 눈여겨 살펴보면, 피바람이 불어 닥친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 신축년(1901년)의 일이다. 1899년 페네(Peynet, 裵嘉祿) 신부와 김원영(아우구스티노) 신부가 들어와 제주본당이 설립되면서 제주 전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1900년 5월에는 라크루(Lacrotus, 具瑪瑟) 신부가 페네 신부 후임으로 부임하고 9월6일에 산남지역 정의군에 하논본당을 설립, 김원영 신부가 주임으로 본격적인 선교에 임했다. 하지만 신자수가 급증 추세(1901년 제주본당 교우 수 242명·예비자 600∼700명, 하논본당 교우 수 50명·예비자 400명)에 접어든 신축년에 교안(중국, 한국 등 전통 유교사회에서 서구 열강과 외교관계가 수립된 후 반 그리스도교 성격의 사회 분쟁이 외교적 절충을 통해 해결된 사안)이 발생했다.


관덕정에서 교인들 살해하는 참극 벌어져

‘이재수의 난’으로도 알려진 신축교안은 교회와 봉건관료, 지방토호 사이에 선교와 세금문제 등 복합적인 갈등 양상이 얽히면서 충돌이 발생해 수백 명 인명이 살상된 사건이다. 1886년 6월에 체결된 한불통상우호조약으로 인해 조정에서는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프랑스 신부들에게 호조(護照, 여권)를 발급하고 ‘여아대’(如我待―나처럼 대하라)라는 어명도 내려 특권을 누리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전교가 이뤄지게 되어 입교자 수는 급증하고 입교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성정이 불량하고 행실이 포악한 이들도 더러 섞여 있었다.


- 신축교안 당시 관덕정 앞에서 몽둥이로 살해당한 신자들, 시신들이 버려졌던 화북천 기슭, 오늘날의 관덕정(왼쪽부터).


그러한 와중에 조정에서 파견한 봉세관 강봉헌은 이런 부류 교인들을 세금을 걷는 마름으로 부리기도 했으며, 기득권을 갖고 있었던 상무사 조직 등 토착 지배세력 등에서는 이익을 적극 취하기 위하여 천주교에 입교시키는 일까지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교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온갖 악행 등으로 인하여 무고한 교인들은 몰론 교회까지 주민들로부터 오해받고 원성을 사는 일이 많게 되었다.

또한 전교 과정에서 미신 행위, 축첩 등 신앙에 위배되는 제주 지역 풍습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주민들과의 잦은 충돌 역시 불만으로 싹트기도 했다. 1901년 신축년에 대정현 모슬포에서 교회의 무리한 전교 활동과 왕실 조세 정책에 저항한 민회(民會)가 열리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민란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국 1901년 5월6일, 대정지역에서 상무사와 일부 신자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면서 무장한 민군들은 도내 각 지역 교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 구타, 살상하기에 이르렀다. 화를 피한 교인들은 앞 다퉈 제주성으로 피신해 들어갔다. 민군들은 제주성을 포위, 점령하고 관덕정 마당에서 교인들을 살해하는 참극으로 이어졌다. 교안은 프랑스 함대가 출동하고 조정에서 찰리위사 황노연(黃耆淵)이 지휘하는 군대가 진입해와 진압되고 이재수, 강우백, 오대현 등 세 장두는 붙잡혀 압송되어 재판을 거친 후에 처형되면서 마무리됐다. 삼군평민교민물고성책(三郡平民敎民物故成冊)에 따르면 물고자(物故者:사망자)는 교인 308명, 평민 8명 등 모두 316명(남 304명, 여 12명)으로 되어있으나 교회 측은 7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사 진실 밝히고 반성과 화해

관덕정에서 피살된 희생자 중 연고가 없는 시신들은 제주성 동편 별도봉 기슭에 버려지듯 묻혔다가 1903년에 교섭을 통하여 조정에서 황사평 땅을 내주자 이곳으로 이장했다. 이후 교구에서는 천주교 제주선교 100주년을 맞아 이곳을 공원묘지로 새롭게 단장했으며, 무명 순교자 합장묘를 만들고 황사평묘역을 성역화 했다. 황사평성지에는 파리외방선교회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 공덕비와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순교비가 세워져 있다. 또한 현 하롤드 초대 제주교구장 등 성직자 묘역도 조성되어 있다. 나머지는 평신도 묘역이다.

지난 2003년, 교구와 ‘1901년 제주항쟁기념사업회’는 함께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고 제주 공동체가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가자는 다짐을 담은 ‘미래 선언’을 작성해 발표했다. 천주교 측은 제국주의 시대에 선교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민중의 저항을 불러일으킨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한편 기념사업회는 봉건왕조의 압제와 외세 침탈에 맞서 항쟁하던 중 많은 천주교인이 살상된 데 따른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러한 화해의 의미를 담은 길이 ‘신축화해 순례길’이다. 민란의 시발점인 대정 고을 보성리에 세워진 ‘삼의사비’(三義士碑)의 글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여기 세우는 이 비는 무릇 종교가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권세를 등에 업었을 때 그 폐단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교훈적 표석이 될 것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1월호, 안창흡 프란치스코(제주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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